천지창조1-2 북유럽신화

1. 천지창조




보르의 세 아들들은 이미르와, 점점 불어나며 제멋대로 날뛰는 난폭한 서리 거인들을 싫어했다. 그리고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미움은 점점 커져 불타는 증오심으로 변했다. 마침내 보르의 세 아들들은이미르를 기습하여 죽여버렸다. 이미르의 상처는 마치 샘과 같았다. 이미르의 상처에서 솟아오른 붉은 선혈은 폭포처럼 흘러내려 순식간에온 세상을 다 뒤덮어 베르젤미르(Bergelmir) 부부만 제외하고 모든 서리 거인들을 익사시켰다. 베르젤미르 부부는 속이 빈 나무 줄기로 만든배를 타고 피의 바다 위로 표류했다.

오딘과 빌리와 베는 죽은 이미르의 시체를 끌어올려 어깨에 메고는긴눙가가프의 한 가운데로 가져갔다. 바로 그 곳에서 오딘 형제들은 이미르의 시체로 세상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미르의 살점을 떼어내 땅을만들었고 손상되지 않은 뼈로 산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미르의 이빨과턱과 흩어진 뼛조각들로는 바위와 옥석과 돌멩이를 만들었다.

또한 굽이쳐 흘러내리는 피로는 바다와 땅으로 둘러막힌 호수를 만들었다. 대지를 다 만들고 나자 대지 주위를 둥그렇게 둘러싸는, 포효하는 바다를 만들어놓았다. 바다는 너무 광활해서 모든 인간들은 감히바다를 건너려는 꿈조차 꿀 수 없게 되었다.

대지와 바다를 만드는 일이 끝나자 오딘 형제는 이미르의 두개골을들어올려 하늘을 만들고 하늘의 네 귀퉁이는 대지의 끝에 닿도록 했다.그리고 동, 서, 남, 북의 네 귀퉁이 아래에는 난쟁이들을 두었다. 오딘과빌리와 베는 무스펠에서 잡아온 불꽃과 깜부기불을 태양과 달과 별이

라고 불렀다. 그들은 태양과 달과 별을 긴눙가가프로 높이 올려놓아 위로는 하늘과 아래로는 땅을 밝히게 했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별들에게각각 적당한 자리를 잡아 주었다. 하늘에 고정되어 있는 별도 있었고지정된 항로를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별들도 있었다.

북유럽 신화

땅은 둥글었고 깊은 바다의 둥그런 테두리 안에 들어있었다. 오딘 형제들은 해변을 따라 땅의 경계를 나누고 그 곳을 서리 거인들과 바위거인들에게 내주었다. 그 곳 요툰헤임에 거인들은 자리잡고 살게 되었다. 그들 거인들은 무척 적대적이었으므로 오딘 형제들은 광활한 육지안쪽에 거대한 방벽을 둘러쳤다. 그들은 이미르의 눈썹으로 방벽을 만들고 미드가르드라고 불렀다. 태양이 미드가르드 땅에 있던 돌들을 따뜻하게 데웠으므로 대지는 곧 돋아나는 부추의 싹으로 푸르러졌다. 오딘 형제들은 또한 이미르의 뇌를 대기로 던져 올려 갖가지 모양의 구름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어느 날, 대지와 바다가 만나는 땅의 끝자락을 따라 걷고 있던 오딘과 빌리와 베는 뿌리가 땅 위로 삐어져 나온 죽은 나무 두 그루를 우연히 발견했다. 한 그루는 물푸레나무였고 한 그루는 누릅나무였다. 그들 삼 형제는 두 나무를 들어올려 최초의 남자 인간과 여자 인간을 만들었다. 오딘이 두 인간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자 빌리는 날카로운 지성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주었고 베는 듣고 볼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남자는 아스크(Ask)라 불렀고 여자는 엠블라(Embla)라고 불렀으며 그들이 살 곳으로는 미드가르드를 내주었다. 아스크와 엠블라, 이 두 남녀로부터 모든 가족, 종족, 인종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요툰헤임에 살고 있던 거인 중 하나인 나르비(Narvi)에게는다른 가족들처럼 검은 눈에 까만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딸,밤(Night)이 있었다. 밤은 세 번 결혼했다. 밤의 첫번째 남편은 나글파리(Naglfari)였는데 그들 사이에는 아우드(Aud)라는 아들이 태어났다.